충청도김치 24년김장 일기

가끔나의생각 2024. 11. 28. 01:48 Posted by 비리치9

올해도 돌아온 김장철.
올해 배추가 그렇게 비싸다고 하더니만 막상 김장 때가 되니까 그렇게 비싸지도 않은 것 같았다.
어차피 농사진 배추라 상관없긴 했지만..

올해는 제부들이 도와준다고 해서 신랑이랑 제부랑 함께 갔는데 나는 너무 편하게 했다..
지금은 힘들어서 죽을뻔 ㅋㅋ
배추 뽑고 무뽑고 썰고 절이고까지 다 해놨더라.

밤에 배추 절여두고는 동생들이랑 따로 호텔 가서 잤는데 배추 씻을 때 데리로 온다더니. 다시 써놓고 데리러 와서 잠도 푹 자고 일도 좀 덜 함...

배추 준비해 놓고 갓 썰고 양파 썰고 무썰고
마늘 까고 생강까고.
무써는 거랑 마늘 까는 거 조금 도움.

무채가 너무 얇게 썰어졌다.
나는 무채 안하고 옆에서 마늘 깠던 거 같네.

밤새 준비해 두고 새벽에 배추 물 빼고 오전부터 버무리기.

고춧가루가 이상한 게 잘못 들어가서 올해 배추가 굉장히 색깔도 이상하고 맛도 이상하다.
추석에 야외 냉장고가 열려 있더니만 그 안에 있던 고춧가루를
확인 안 하고 그냥 쏟아부은 탓에..
나는 새 고춧가루 하나랑 뜯어논 거 하나랑 그렇게 밖에 없어서 그냥 버무린 줄 알았는데 새 고추가루가 하나 더 있었다. 그러더라고.
큰 시누 언니랑 형님은 테이블에서 따로 버무렸는데 거기엔 새 고춧가루가 더 들어갔다 그런다. 나는 심부름하느라 고춧가루 더 있는지도 몰랐네.

시어머니가 풀도 만들어 두셨었는데 바닥에 타서 죽자체에서 다 탄내가 나서 안될 것 같아 새로 만드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려서 새로 만들었다.

양이 엄청 많았는데 탄 죽 버려서 좀 아깝긴 했는데..
그거 들어가면 김치 다망치지 않을까? 좀 걱정스러워서 새로 만들자 했는데  고춧가루에서 망쳐버림.

새우젓이랑 생강이랑 까나리젓이랑  엄청 많이 들어감

어쩔 수 없지. 배추가 120 포기였는데.

내가 봤을 때는 갓이 좀 적은 느낌이었다.
어차피 먹진 않지만은..

해마다 양념이 조금씩 모자라긴 했는데 올해는 진짜 엄청 모자라서 배추를 반밖에 못 버무린 것 같다.

하도 많아서 이게 속이 부족한지 안 부족한지도 모르겠더라고..

배추 양념 색깔 진짜 이상해..
처음 들어간 고춧가루가 색이 다 바래서 이상한 갈색이었는데 그 고춧가루가 색을 참 다 버려놨네.

솔직히 오래 김치 너무 맛없어서 걱정임.
작년 김치는 내가 아파서 못 가서 신랑 혼자 가서 해봤는데 새빨개 갖고 너무 매워서 못 먹었는데 올 김치는 그냥 너무 맛이 없고 싱거워서 못 먹을 거 같다.
세상 히어멀건..
고춧가루를 더 버무릴까 하다가 괜히 맛이 더 이상해질 것 같기도 하고 마땅히 고춧가루가 많이 있지도 않아서 그냥 말았다..
맛없으면 나중에 사 먹지 뭐...

밭에서 쪽파랑 대파랑 당근이나 잔뜩 뽑아왔음.
당근 뽑는 거 재밌더라.

대파도 완전 큰게 몽둥이 수준임.


몇 년 전에 김장 끝나고 했던 총각김치가 너무 맛있었어서 올해는 꼭 총각김치 할 거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더니 신랑이 총각무도 다. 다듬어서 절어놨더라 그런데 양념이 모자라서 그냥 절인 무 그대로 가져와서 집에서 내가 양념해 봄.

근데...움..
지난번에는 YouTube 보고 종이컵으로 계량해서 만들었더니 양념에서부터 아주 맛있는 김치 냄새가 솔솔 났는데 올해는 감으로 했더니...
새우젓 냄새가 진동을 해서.. 이거 맛있게 익을라나 모르겠음...